제가 어릴 때는 돈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렇게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돈보다는 다른 가치들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돈을 잘 모으고 잘 벌고 잘 굴리는데 열심을 다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커도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으로 주식, 부동산 등의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고 또 이런 매체들로 현금을 한 번 만져보지도 않고 쉽게 돈을 쓸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를 사는 우리는 자녀를 위해 꼭 필요한 경제 교육을 해야 합니다. 학교에서 크게 배우지 않지만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1. 자녀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줘야 하는 이유
한국은 특히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이 빨라서 동네만 나가봐도 현금을 쓰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 신용카드를 쓰고 또 많은 사람들이 핸드폰을 통한 페이로 결제를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돈의 실물을 많이 접하지 못하고 자랍니다. 아이가 세 살 때쯤 물건을 사러 갔는데 자기가 사고 싶은 것을 고르더니 저에게 "엄마 카드 좀 줘봐"라고 했습니다. 돈은 뭔지 모르지만 카드가 있어야 물건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것입니다. 카드에서 돈이 무한정 나오는 것이 아닌데 아이는 그것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지내다 보면 나중에 돈을 받아도 아무렇게나 보관하고 가지고 있는 돈을 무작정 쓰고 모으는 방법을 모르게 됩니다. 돈이 소중한 것이며 돈이 있어야 우리가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고 어려운 이웃도 도울 수 있고 우리가 좋아하는 문화생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 하고 일을 많이 하면 그만큼 나와 가족의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한정된 돈은 아껴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개념을 알려주지 않으면 아이는 기본 경제 원리와 돈에 대한 이해가 떨어져 잘못된 지출 습관을 갖게 될 수 있으며 충동적인 지출 습관 역시 생길 수 있습니다. 경제적인 인식이 없다면 미래의 목표나 저축의 중요성을 이해하기도 어렵게 됩니다. 또한 경제적 불평등과 윤리적인 금융 행동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게 되고 지식의 부족은 이후 금융사기 등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2.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들
가장 좋은 것은 직접 해보는 것입니다. 연령에 맞는 금액을 책정하여 아이에게 주기적으로 용돈을 주고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좋은 방법입니다. 처음에는 눈앞에 사고 싶은 것을 사고 먹고 싶은 것을 사 먹던 아이가 자신의 돈이 사라지는 경험을 하고 더 크고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수 없는 경험을 하게 되면 아이는 지갑을 열기 전에 고민하게 됩니다. 어떤 것이 더 중요한 가치이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고민하게 되는 것입니다. 어린 나이어도 이런 경험을 하다 보면 불필요한 지출이나 외출 시에 사달라고 떼를 쓰는 일들이 줄어들고 돈의 가치를 실감하게 됩니다. 생활에 진짜 필요한 물건은 부모가 사주되 그 외에 부담되지 않을 금액으로 용돈을 시작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경제동화를 읽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자녀의 수준에 맞는 경제동화를 선택하여 읽다 보면 아이가 재밌는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경제 지식을 습득하게 됩니다. 또한 경제동화를 통해 등장인물의 결정과 행동, 그에 따른 결과를 보며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단순히 돈 관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식, 부동산, 신용, 투자, 절약, 중고거래 등 많은 분야를 다채롭게 접할 수 있어서 부모가 설명해 주기 어려운 부분도 금방 이해하도록 도와줍니다. 부모와 함께 경제 동화를 읽는 것은 돈과 경제 원리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고 부모의 생각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3. 경제의 다양한 부분을 보여주세요.
단순히 돈을 벌고 쓰는 것만을 경제 교육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자녀에게 포괄적인 경제 교육을 해주려면 지출과 소비 외에 다양한 부분을 경험시켜 주고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을 위한 물건을 살 때도 자녀와 함께 마트를 방문하여 어떤 물건을 사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인지 이야기를 나눠보고 어떤 기준으로 물건을 사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가르쳐주면 좋습니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서 자고 일어나면 문 앞에 택배가 와있는 세상입니다. 때로는 이것이 더 저렴하고 편리할 수 있지만 너무 많은 택배가 집으로 오는 모습을 아이가 보는 것보다는 직접 나가서 물건을 고르고 구입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벼룩시장이나 중고장터에 나가서 물건을 같이 팔아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더 이상 쓰지 않는 물건을 골라서 직접 가격을 정하고 나가서 판매까지 해보는 일은 아이에게 최고의 경험이 될 것입니다.
나아가 모은 돈을 기부하는 것도 같이 해보면 좋습니다. 어떤 단체에 얼마를 후원할 것인지를 자녀와 함께 이야기하고 기부가 미치는 영향과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집 안에서도 아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습니다. 집에서 부모의 일을 도와주고 일정한 용돈을 받는 것입니다. 일이 소득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험하고 노동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자녀가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투자에 대해 알려주고 직접 같이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어떤 것에 얼마큼을 투자할 것인지 논의하고 이후 어떻게 되는지 함께 지켜보며 자산관리를 하는 것은 아이에게 큰 경험이 될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 은행을 방문하는 것도 좋습니다. 금융기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직접 체험한 것은 아이에게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