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엘보는 테니스를 칠 때 힘이 들어가는 팔꿈치 쪽에 생기는 병입니다. 외측 상과염이라고 하는데 진짜 테니스 선수에게만 발병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테니스엘보는 사람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운동선수이던 사무직에 종사하는 직장이 이던 간에 테니스엘보를 겪을 수 있습니다. 저도 아이를 육아하며 생전 처음 맞닥뜨린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테니스엘보 진단을 받았습니다.
1. 테니스엘보의 숨겨진 원인
저의 경우 명확한 원인이 있었습니다. 바로 육아를 하며 아이를 한쪽팔로 계속 들고 다닌 것이 그것이었습니다. 주부들은 공감하시겠지만 집에서는 육아도 살림도 한 가지에만 집중한다는 게 어렵습니다. 청소를 좀 해보려고 하면 아이가 놀아달라고 조르고 요리 좀 해보려고 하면 따라와서 안아달라고 팔을 뻗는 게 아이입니다. 아이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으니 결국 아이를 안거나 업고서 집안일을 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팔에 점점 힘이 가해져 통증이 심해진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반복적인 팔 동작을 하는 모든 사람이 이 테니스엘보를 겪게 될 수 있습니다. 주된 원인은 팔뚝의 근육과 힘줄의 과도한 사용과 긴장으로 인해 팔에 미세한 손상과 염증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꼭 테니스선수가 아니어도 발병한다고 한 것은 책상에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일을 하면서 팔에 힘이 계속 들어가는 것도 이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무직뿐 아니라 목공, 배관 등 반복적으로 팔을 움직이는 직업은 위험도가 높습니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고 운반하는 것과 같은 단순해 보이는 일도 테니스엘보의 주된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운동이던 일이던 적절한 워밍업을 하지 않고 바로 몸을 움직인다면 근육이 차갑고 단단한 상태에서 충격을 받아 부상을 당하기가 더욱 쉽습니다. 어떤 일을 하기 전에 꼭 준비운동으로 몸을 예열하고 이것을 루틴으로 한다면 근육을 완화시켜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2. 숨길 수 없는 테니스엘보의 징후
팔꿈치가 전에 없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파스를 붙이고 곧 나아지겠지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이 커졌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즈음 팔꿈치 부위를 뾰족한 모서리에 몇 번 부딪히기까지 했습니다. 팔꿈치를 만지면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고 아이를 안아주는 것도 버거워졌습니다. 팔꿈치뿐 아니라 팔꿈치 아래쪽으로 이어지는 힘줄과 손가락 마디마디까지 모두 아프사오니 도저히 치료를 안 받고는 버틸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병원에 가니 증상을 보고 바로 테니스엘보라고 진단을 내렸습니다. 테니스엘보에서 가장 흔하게 겪는 증상이 바로 팔꿈치의 바깥쪽 통증과 압통인데 시간이 지나면 점점 심해집니다. 통증이 심해지면 물건을 잡거나 문손잡이를 돌리는 것과 같은 간단한 작업도 괴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악력도 약화되어 일상적인 생활에도 어려움이 생깁니다. 특히 쥐고 들어 올리는 행동, 악수를 하거나 컵을 들어 올리거나 문을 여는 등의 일상생활까지 영향을 받게 됩니다. 테니스엘보 증상은 팔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타이핑이나 물건 들기, 테니스와 같이 반복적으로 팔을 움직이는 운동 등은 통증을 분명히 악화시킵니다.
3. 회복으로 가는 길
병원에서는 치료를 병행하고 약을 먹으면서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지만 낫는다고 하였습니다. 분명 다 아는 사실인데 그걸 실천하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팔이 아프다고 아기를 돌보지 않을 수 없으니 팔은 계속 무리가 되었고 물리치료를 해도 차도가 없었습니다. 통증이 더 나빠지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좋아지지도 않아서 양치할 때 컵을 손에 드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까지 되었습니다. 결국 다른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하여 조금 더 규모가 있는 병원으로 옮겨갔습니다. 치료 이력을 말하고 빨리 증상을 완화시키고 싶다고 말하니 주사를 맞는 것을 권장해 주었습니다. 초음파로 환부를 보며 염증이 있는 곳을 찾아 해당 부위에 주사를 놓는 것입니다. 주사를 맞는 고통이 두려웠고 약물을 투여한다는 게 완전히 내키지는 않았지만 다른 방도가 없었기에 시행을 했고 몇 차례 주사를 맞은 뒤로는 신기하게도 통증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이 무렵은 아이가 커서 조금씩 걷기 시작할 때라 안아주는 빈도가 줄기도 했을 때입니다.
병원에서는 보통 주사나 다른 수술적 치료보다는 물리치료와 가벼운 약물치료등을 권장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팔꿈치를 쉬게 해주는 것이고 여기에 환부를 압박하는 방식이나 얼음찜질 등을 해주는 것이 기본적입니다. 팔뚝 근육을 강화하고 유연성을 향상하기 위해서 맞춤형 물리치료를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는데 팔뚝 마사지나 손목 굴근 스트레칭 등을 해주면 좋습니다. 부목을 사용하는 것도 일상생활 중 팔의 긴장을 완화시켜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보존적 방법이 듣지 않을 때 저처럼 주사를 맞거나 수술을 하는 방법을 고려하는 것입니다.
테니스엘보는 그 통증과 미치는 영향이 결코 만만치 않지만 가장 기본인 휴식을 동반한 적절한 개입을 해준다면 쉽게 나을 수 있는 질병이기도 합니다.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잘 살펴보고 초기 증상을 인식하고 종합적인 치료 계획을 실행하는 것이 회복을 위해 필요한 과정입니다. 자신의 몸에 어떤 반응이나 변화가 있는지 잘 살피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테니스엘보를 빠르게 치료하고 나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저도 왼쪽팔의 치료를 끝낸 후 1년 뒤에 다시 오른쪽팔에 같은 진단을 받아 한참을 치료하였습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고 치료를 받는다고 한 번에 낫는 것도 아니었기에 인내심과 긴 시간이 필요했지만 현재는 별 무리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한 번 테니스엘보를 겪고 나니 어떤 일을 할 때마다 혹시나 내 몸에 무리가 되지는 않을까 한 번쯤 짚어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조금 과장되게 생각되더라도 나를 위해 한 번씩 내 몸을 돌아보는 시간이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