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가 올해 6살이 되었습니다. 사실은 5살이 될 때부터 어린이집을 계속 다닐 것인지 유치원을 보낼 것인지 계속 고민해 왔던 것이고 정답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1년 가까이 고민하며 알아본 것들과 정리한 것들을 공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차이
먼저 두 기관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야 합니다. 어린이집은 만 0세, 즉 돌 이전의 아이들부터 다닐 수 있습니다. 원에 따라 다르지만 만 0세부터 만 5세까지, 한국나이로 7살까지 다닐 수 있는 곳입니다. 반면에 유치원은 한국 나이로 5살부터 7살까지 다닐 수 있습니다. 해가 바뀌어 우리 아이가 5살이 된다면 두 기관을 모두 갈 수 있기 때문에 엄마들이 고민을 하게 됩니다. 바로 저처럼요. 두 기관의 큰 차이점은 바로 소속 부서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소속이고 유치원은 교육부 소속입니다.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 두 가지 차이점인 연령과 소속을 제외하고 다른 차이점은 또 무엇이 있을까요. 저의 결론은 원마다 다르다입니다. 왜냐하면 5세부터 7세까지 아이들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모두 누리과정을 공통으로 시행하기 때문입니다. 즉, 어떤 기관에 가더라도 기본생활습관, 바른 인성 지도와 함께 신체운동·건강, 의사소통, 사회관계, 예술경험, 자연탐구 5개 영역의 표준 교육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누리과정은 똑같이 진행되지만 제가 한 가지 더 비교했던 것이 있습니다. 바로 하루 일과의 구성과 선생님입니다. 하루 일과는 어떤 곳이든 비슷하게 진행이 되기는 합니다. 오전에 등원 후 간식을 먹고 자유놀이와 바깥놀이를 한 후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자유놀이를 합니다. 이 중간에 특별활동 프로그램이 들어가는 원도 있고 아닌 곳도 있습니다. 대부분 어린이집은 오후 자유놀이가 하원 때까지 쭉 이어지고 유치원은 방과 후라는 이름으로 요일별로 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방과 후에 참여하지 않으면 일찍 하원을 하고 참여를 하게 되면 자유놀이 외에 미술이나 과학 등의 수업에 참여를 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저의 생각은 어린이집은 담임 선생님이 하원 때까지 쭉 함께 하고 유치원은 방과 후 시간에는 과목 선생님이 들어오기 때문에 그 시간에 담임 선생님이 다음날 수업 준비를 할 수 있고 재정비할 시간이 있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선생님들의 컨디션이나 놀이 준비 등의 질이 조금은 차이가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2. 6살에도 어린이집을 선택한 이유
저의 아이는 5살 때도 어린이집에 재원을 했습니다. 동생이 태어나는 이슈가 있었고 원을 1년에 한 번씩 바꾸는 게 내키지 않아서 5살에도 보냈던 것입니다. 결론적으로는 반은 만족, 반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 이유는 처음 같이 5살 반에 있던 친구들이 학기 중간에 유치원으로 많이 나가서 8명밖에 남지 않았던 것에 있습니다. 5살이면 친구들과의 관계나 사회성이 키워지는 시기로 혼자가 아닌 함께 놀이하고 그 속에서 규칙을 배우고 친구의 감정이나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등 전에 없던 능력들이 발달해야 합니다. 그런데 같은 반 친구가 너무 적으니 아프거나 여행 등의 이유로 빠지기 일쑤고 마음에 맞는 친구가 안 오면 하루를 심심하게 보내다 오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걸 제외하고는 어린이집 역시 숲체험, 영어, 미술 등의 다양한 체험과 외부 활동을 하고 아이가 편하고 즐겁게 다녔기 때문에 만족스러웠습니다.
5살을 끝으로 졸업하는 어린이집이라 6살에 다른 기관으로 옮겨야 해서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여러 곳 알아보았습니다. 가장 마지막까지 고민을 한 게 어린이집 한 곳과 유치원 한 곳이었습니다. 두 기관의 다양한 차이가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저의 선택은 근거리 어린이집이었습니다. 유치원에서 하는 다양한 활동과 체험, 즐거운 놀이가 모두 중요하고 좋아 보였지만 유치원 버스로 30분 이상을 가야 하는 곳이라 결국 선택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다양한 활동을 한다고 해도 아직 6살인 아이를 오랜 시간 버스를 태워서 보내는 것이 좋은 선택인가라고 자문했을 때 그렇다는 답이 도저히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3. 기관을 선택하는 팁
아래 내용은 저의 의견이 반영되어 있고 절대적인 정답이 아님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누리과정을 똑같이 진행한다면 결국은 원마다의 차이를 보고 결정을 해야 합니다. 또한 아이의 성향을 잘 파악하는 것도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다양한 활동과 학습을 하는 곳이라고 해도 아이가 힘들어하고 가기 싫어한다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기관에 상담을 가보면 원마다 교육철학이 있습니다. 보통은 원장의 교육철학인데, 그것을 보면 원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어떤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첫째 아이가 다니는 곳은 숲체험을 주 2회씩 갑니다. 때마다 곤충채집도 가고 과일 수확도 하러 갑니다. 원장이 자연 친화적인 숲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부분이 마음에 들었고 아이도 좋아했기 때문에 2년 동안 즐겁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상담을 통해 들어보면 결정하기가 수월합니다.
기관을 선택할 때 보호자가 몇 가지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했으면 좋겠는 것도 좋지만 절대 타협할 수 없는 기준을 설정하면 선택이 조금 더 쉬워집니다. 예를 들어 저의 경우 세 가지 기준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다른 연령과 합반을 하지 않을 것, 두 번째 등하원 시간이 편도 20분을 넘지 않을 것, 세 번째 한 반의 인원이 15명 이상일 것이었습니다. 그간 원에 보내면서 중요해진 가치들이었는데 이 기준에 맞게 원을 고르다 보니 비교적 쉽게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각자의 상황에 맞게 두세 가지 정도의 기준을 설정하여 선택한다면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