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장 내 세균총의 역할
현재 자신이 건강한지 알고 싶다면 변을 확인하면 됩니다. 건강의 척도로 매일 비슷한 시간에 적당량의 정상변을 보는지가 첫 번째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조건과 기준으로 변을 바라보고 생각할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몸속 장기에 살고 있는 다양한 좋은 균들이 다양한 유익한 역할을 합니다. 장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비피두스균과 유산균을 잘 지원한다면 나쁜 균이 많아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창자는 장 속에 살고 있는 세균총 등 장기면역으로 감염을 막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바깥에서 들어오는 몸에 나쁜 균과 싸웁니다.
평소 자주 들어볼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소화기의 세균 균형을 맞추고 좋은 유산균을 만들어 증식시키는 것을 돕는 물질입니다. 비피두스균과 유산균이 여기에 속합니다. 프레바이오틱스는 소화기에 좋은 균은 많이 만들고 나쁜 균이 자라지 못하도록 도와주는 식품 성분입니다. 잘 소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먹으면 바로 대장까지 가서 프로바이오틱스와 같은 유익균의 증식을 돕습니다. 안티바이오틱스는 나쁜 균을 죽이는 역할을 하지만 너무 많으면 좋은 균도 죽일 수 있습니다.
2. 변으로 알아보는 건강상태
간단하게 건강한 변인지를 알고 싶다면 냄새와 색, 모양으로 알 수 있습니다. 건강한 변에서는 자극적인 냄새가 나지 않고 색이 검은색에 가까울수록 장 속의 환경이 좋지 않다는 뜻입니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길쭉한 모양으로 두 덩이 정도를 누면 건강한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변을 보는 것은 아주 예민한 일이어서 조금이라도 생활 리듬이 깨지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패턴이 바뀌게 되면 쉽게 변비에 걸릴 수 있습니다. 개인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꼭 매일 가지 않더라도 2-3일에 한 번 편하게 대변을 본다면 변비로 규정하지 않습니다. 매일 화장실을 가더라도 볼 때마다 힘이 들고 변이 너무 굳어있다면 변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변비가 있다면 식이섬유를 많이 먹어야 합니다. 익힌 야채와 미역, 김 등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물을 많이 먹는 것이 좋고 화장실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면 바로 가는 것이 좋습니다. 고기를 많이 먹으면 변을 딱딱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변의 색깔은 담즙에 있는 빌리루빈이라는 물질로 정해집니다. 알칼리성이 강하면 검은 갈색을 띠고, 산성이면 노란빛의 오렌지 색이 됩니다. 장은 약산성이기 때문에 건강한 변은 노란색에 가깝습니다. 엄마들이 아이의 황금변을 바라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변의 냄새로는 질병과 먹은 음식을 알 수 있습니다. 변비가 있어서 오랫동안 변이 장에 있었다면 냄새가 심해집니다. 췌장이나 위장의 질병으로 소화가 잘 안 되고 영양분의 흡수가 잘 안 된 경우에는 썩은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1-2주 정도 지켜보고 증상이 심하다면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설사가 나오는 경우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거나 급성 장염인 경우가 많습니다. 소화가 안 돼서 설사를 한다면 한 두 번은 식사를 거르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그다음 죽이나 미음을 먹고 기름진 음식을 먹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대변에 함유된 수분이 80퍼센트가 넘으면 설사라고 봅니다. 3시간 넘게 설사를 계속하면 만성 설사증으로 봅니다. 만약 전날 술을 마셨거나 명확한 이유가 있는 경우가 아닌데도 설사를 계속한다면 다른 질병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일 수 있으니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크론병이나 대장염, 장염 등이 그 원인일 수 있습니다.
3. 병의 존재와 변의 색
혈변을 본다면 치질이나 궤양성 대장염 등의 질병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출혈이 일어난 곳이 항문에 근접하다면 선명한 피가 나옵니다. 치질이라면 피 자체에서 보이는 선혈이고 창자나 직장에서 출혈이 있었다면 혈액 덩어리가 보일 수 있습니다. 더 위 쪽에서 출혈이 있었다면 색이 더 진한 자줏빛을 띕니다.
배가 아프면서 피가 섞인 변을 보았다면 장염이나 대장염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끈적한 점성이 있는 피가 섞여 나오게 되면 식중독 등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위나 십이지장처럼 장기의 위 쪽에서 출혈이 일어난 경우에는 변이 검은색을 띱니다. 먹는 음식에 따라 색이 검게 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구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담즙에 문제가 있거나 지방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으면 백색변을 보기도 합니다. 췌장염이나 췌장암인 경우가 있고 담석이나 담관의 종양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먹는 약에 따라서 변이 변화하기도 합니다. 철분제를 먹으면 검은색 변을 보고, 우유를 많이 먹거나 설사를 할 때 노란 변이 나오고, 결핵약을 복용하고 주황색 변을 보는 것 등이 그것입니다. 모유를 먹는 아기나 녹색 채소를 많이 먹으면 녹색변을 보게 되고 과식을 하거나 과음을 하였을 때 차갈색의 변이 나올 수 있습니다.